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겉옷만 훌렁 벗어던진 채 가장 먼저 하는 일은 화장실 구석에 있는 고양이 화장실의 맛동산과 감자를 캐는 일입니다. 저희 집은 고양이 두부 모래 사용 전에는 벤토나이트 모래를 썼는데요. 아무래도 눈곱이 자주 끼고 집안 전체에 사막화 현상이 너무 심해져서, 먼지 날림이 적은 두부 모래로 정착해 수년째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벤토를 사용하다가, 두부로 바꾸는 게 쉽지 않습니다. 사실 두부 모래는 사람이 편하지 고양이는 그닥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바꾸기가 쉽지는 않았는데요.. 그래도 처음부터 두부 모래 먼저 접한 아이들은 금방 적응 하긴하더라고요.
고양이 두부 모래 선택 이유
우선 처음에 이 제품을 선택했던 가장 큰 이유는 포장지 겉면에 아주 큼지막하게 ‘변기에 버려도 되는 친환경 모래’라고 적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매일 나오는 고양이의 배설물을 냄새나게 쓰레기봉투에 따로 모아두지 않고, 사람 화장실 변기에 쏙 던져 넣고 물만 내리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니 매일 화장실을 치워야 하는 집사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혁명적인 편리함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인가 물을 내릴 때마다 변기 속의 물이 시원하게 회오리치며 내려가지 않고, 목구멍에 뭔가가 단단히 걸린 것처럼 꾸르륵거리는 불길한 소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변기 수압이 일시적으로 조금 약해졌거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물이 차오르는 속도가 점점 느려지더니 급기야 오물이 위로 역류할 뻔한 아찔한 상황까지 겪게 되었습니다. 놀란 마음에 동네 설비 기사님을 다급하게 불러 배관 내시경을 넣어 확인해 보니, 그동안 제가 아주 편리하다고 생각하며 무심코 버렸던 두부 모래들이 배관 벽에 시커먼 진흙처럼 찐득하게 들러붙어 하수구를 꽉 막고 있었습니다. 포장지에는 분명히 물에 잘 녹는다고 크게 쓰여 있었는데, 도대체 왜 이런 대참사가 벌어진 것인지 기사님의 뼈 때리는 설명을 듣고 나서야 진심으로 후회하게 되었습니다.
고양이 두부 모래 변기에 진짜 버려도 되나?
고양이 두부 모래는 콩비지 찌꺼기와 전분, 그리고 펠릿 모양을 단단하게 유지하기 위한 식물성 접착 성분들을 뭉쳐서 만듭니다. 제조사의 광고 영상처럼 컵에 깨끗한 모래 몇 알을 넣고 물을 부으면 스르륵 풀어지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물의 양이 아주 많고 모래의 양이 극히 적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매일 캐내는 고양이의 소변 덩어리는 이미 수분을 잔뜩 머금어 시멘트처럼 딴딴하게 뭉쳐진 상태입니다. 이것이 차가운 변기 물속으로 한꺼번에 들어가면 전분 특유의 끈적거리는 성질이 극대화되면서, 물에 완전히 다 녹기도 전에 마치 밀가루 반죽처럼 배관 벽에 찰싹 달라붙어 버립니다. 특히 지어진 지 오래된 아파트나 빌라의 낡은 배관은 속이 매끄럽지 않고 좁은 편인데, 여기에 끈적한 두부 모래 반죽이 사람의 머리카락이나 휴지 같은 다른 이물질과 엉키게 되면 그야말로 돌덩이처럼 단단하게 굳어져 버리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배관이 완전히 막혀버리면 단순히 우리 집 변기 하나를 뚫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아파트의 공용 오수관이 두부 모래 덩어리로 막히게 되면, 아랫집이나 윗집의 오물이 우리 집 화장실 하수구로 거꾸로 솟구쳐 오르는 끔찍한 지옥을 맛볼 수도 있습니다. 변기를 통째로 뜯어내고 굵은 배관을 뚫는 고압 세척 공사를 부르게 되면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에 달하는 엄청난 수리 비용을 집주인이 고스란히 물어내야 합니다. 매일 종량제 봉투 몇백 원을 아끼고 편하게 버리려다가 수백만 원짜리 배관 수리비 폭탄을 맞게 되는 전형적인 소탐대실의 결과를 낳는 것입니다. 게다가 하수처리장에서도 끈적한 전분 덩어리인 두부 모래를 정화하는 데 엄청난 비용과 화학 약품이 소모된다고 하니, 자연 분해되는 친환경 소재라는 얄팍한 광고 문구만 믿고 변기에 쏟아붓는 것은 환경적으로도 결코 칭찬받을 행동이 아닙니다.
고양이 두부 모래 변기에 절대 버리면 안 되는 이유!
결론적으로 고양이 두부 모래 변기에 버리면 안 되는 이유는 너무나도 명확합니다. 다 쓴 두부 모래와 고양이의 배설물은 무조건 일반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담아서 배출하는 것이 유일하고 가장 올바른 정답입니다. 매일 감자를 캘 때마다 쓰레기통에서 냄새가 날까 봐 걱정이 되신다면, 다이소나 마트에서 파는 뚜껑이 꽉 닫히는 작은 밀폐형 기저귀 휴지통을 고양이 분변 전용으로 하나 구비하시는 것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비닐을 씌운 휴지통 바닥에 탈취 효과가 뛰어난 베이킹소다를 한 줌 넉넉하게 뿌려두고 그날그날 캔 모래를 묶어서 모아두면, 한여름에도 냄새가 밖으로 새어 나오지 않아 아주 쾌적하게 관리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한 달에 한 번씩 화장실의 남은 모래를 싹 다 버리고 소독하는 전체 갈이를 하실 때는, 무거운 모래를 한 봉투에 다 담으면 이동 중에 비닐이 찢어질 수 있으니 10리터나 20리터짜리 작은 종량제 봉투 여러 개에 적당히 무게를 나누어 담아서 버리셔야 안전합니다.
기사님을 불러 꽉 막힌 변기를 시원하게 뚫고 십만 원이 훌쩍 넘는 뼈아픈 출장비를 결제하고 나니, 그동안의 제 안일했던 행동이 너무나도 바보 같게 느껴졌습니다. 겉보기에는 물에 잘 녹고 무해할 것 같아도 막상 하수구 배관을 꽉 막아버리는 골칫거리들은 우리 일상생활 속에 생각보다 참 많습니다. 주방 냉동실을 정리하다가 씽크대에 겔형 아이스팩을 함부로 잘라 버리면 배관이 터져버리는 것처럼, 두부 모래 역시 절대로 하수구로 들어가서는 안 될 요주의 물질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전국의 집사님들도 오늘 당장부터는 편하다는 이유로 변기 물을 내리는 위험한 습관을 당장 멈추시기 바랍니다.
사실 광고에서도 그냥 변기에 내려도 괜찮다는 제품이 많긴 하지만, 절대 금물입니다. 다묘 가정에서는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초보 집사가 단순하게 그런 페이지 설명을 보고 괜찮겠지? 라고 생각할 수도 있기 떄문에 위험합니다.

매일 화장실에서 나오는 아이들의 배설물도 귀찮더라도 반드시 종량제 봉투에 꾹꾹 담아 안전하게 버리는 현명한 집사 생활 행복한 묘생을 함께 즐기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