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맞아 모처럼 시간을 내어 컴퓨터 책상 주변과 거실 서랍장을 대대적으로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평소에 잘 열어보지 않는 맨 아래 칸 서랍이 잡동사니들 때문에 뻑뻑하게 잘 안 닫히길래, 마음을 먹고 안쪽에 있는 물건들까지 싹 다 끄집어냈습니다. 그런데 서랍 가장 깊숙한 구석에서 언제 사용했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한 물건을 하나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메인 폰으로 매일같이 요긴하게 쓰다가 새 기기로 교체하면서 나중에 서브 폰으로 쓰겠다며 대충 방치해 두었던 구형 스마트폰이었습니다. 기기를 집어 든 순간 손에 닿는 촉감이 평소와 너무 달라서 눈을 의심하며 자세히 살펴보니, 매끄러워야 할 뒷면 유리 덮개가 쩍 하고 벌어져서 기기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고 있었습니다.

단단하게 공업용 접착제로 붙어있어야 할 스마트폰 뒷판을 밀어 올려버린 범인은 바로 그 안에 들어있는 리튬이온배터리였습니다. 내부 공간에 얇고 평평하게 자리 잡고 있어야 할 배터리가 마치 바람을 잔뜩 불어넣은 빵빵한 풍선처럼 무섭게 팽창하면서, 그 강력한 내부 압력으로 인해 스마트폰의 접착된 뒷판을 통째로 뜯어내 버린 것입니다. 인터넷 기사나 사진으로만 가끔 보던 배터리 스웰링(Swelling) 현상을 제 눈으로 직접 마주하니, 하마터면 꽉 닫힌 서랍 안에서 배터리가 한계치를 넘어 터져버려 큰불이라도 났을까 봐 순간적으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호기심이 많아 바닥에 굴러다니는 물건을 툭툭 건드려보는 반려동물도 있는 집안이라, 이런 시한폭탄처럼 위험한 물건을 단 하루라도 더 방치해 두는 것은 절대로 안 될 일이었습니다.

도대체 안이 얼마나 심각하게 부풀어 올랐길래 그 단단한 스마트폰 케이스가 억지로 열렸나 싶어서, 이미 틈이 크게 벌어진 뒷판을 손으로 조심스럽게 잡아당겨 내부를 완전히 분해해 보았습니다. 덮개를 열고 들여다보니 상황은 생각보다 훨씬 심각했습니다. 은색 포장재로 덮인 일체형 배터리가 금방이라도 펑 하고 터질 것처럼 잔뜩 부풀어 올라 팽팽해져 있었습니다. 여기서 제가 직접 기기를 열어보고 뼈저리게 느낀 치명적인 주의사항을 하나 꼭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저처럼 일체형 기기가 부풀어 올랐을 때, 기기 본체에서 배터리만 따로 떼어내어 버리겠다고 일자 드라이버나 뾰족한 커터칼, 핀셋 같은 금속 도구를 틈새로 집어넣어 무리하게 들어 올리시면 절대로 안 됩니다. 가스가 차서 팽팽해진 배터리 겉면 포장재가 뾰족한 쇠 도구에 긁히거나 살짝이라도 찢어지는 순간, 내부의 리튬 물질이 공기 중의 산소와 급격하게 반응하며 그 자리에서 엄청난 불꽃이 튀고 끄기 힘든 화학 화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일단은 이제는 켜지지도 않는 제품이다 보니 빨리 버리려는 생각이 앞서 무작정 일반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휙 던져버리고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외부 충격에 극도로 취약해진 팽창 배터리를 종량제 봉투에 버리면 대형 참사가 발생하게 됩니다. 쓰레기를 수거해 가는 대형 청소 차량의 강력한 압축 기계 안에서 배터리가 짓눌려 폭발하게 되고, 이는 새벽에 고생하시는 환경미화원분들의 생명을 직간접적으로 위협하는 사고가 될 수 있다는 생각합니다. 과정이 번거롭고 귀찮더라도 반드시 올바른 스마트폰 배터리 버리는 법을 정확히 지켜서 배출해야만 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배터리만 쏙 뺄 수 있는 과거의 분리형 모델이라면 배터리 팩만 따로 빼서 버리면 되지만, 요즘 나오는 일체형 스마트폰이 부풀어 올랐다면 억지로 배터리를 뜯어내려 하지 마시고 폰 기기 본체를 통째로 안전하게 버리는 것이 정답입니다.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스마트폰 배터리 버리는 법은 바로 거주하시는 아파트 단지나 동네 관공서에 비치된 전용 폐건전지 수거함에 안전하게 넣는 것입니다. 부풀어 오른 배터리 틈새로 빗물 같은 습기나 먼지가 들어가서 혹시 모를 쇼트(합선)가 일어날까 봐, 저는 주방에 있는 투명하고 작은 비닐 지퍼백을 꺼내 기기를 통째로 넣고 공기를 뺀 뒤 단단하게 밀봉했습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밖으로 들고나가 아파트 1층 분리수거장에 있는 작고 빨간 폐건전지 전용 수거함 입구에 밀봉한 스마트폰을 쏙 밀어 넣었습니다. 혹시 거주하시는 빌라나 주택 근처에 이런 전용 수거함이 보이지 않는다면, 산책 삼아 가까운 수지구청이나 동네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보세요. 관공서 입구 쪽에는 시민들을 위해 거의 무조건 다 쓴 폐건전지 수거함이 마련되어 있으니 그곳을 이용하시는 것이 가장 현명하고 안전한 방법입니다.
위험한 기기를 치우고 온 김에, 서랍 속에서 이리저리 복잡하게 엉켜있던 고장 난 스마트폰 충전 케이블과 낡은 어댑터들도 이번 기회에 싹 다 끄집어내어 한 번에 정리했습니다. 피복이 심하게 벗겨져서 속의 은색 구리선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위험한 선들은 겉면이 고무나 플라스틱 재질로 덮여 있다 보니 어떻게 분리수거를 해야 할지 헷갈리시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하지만 케이블 내부에는 전기 신호를 전달하기 위한 귀한 구리 자원이 가득 들어있기 때문에 절대 플라스틱이나 비닐로 섞어서 버리시면 안 됩니다. 이런 고장 난 케이블들은 아파트 재활용장에 있는 소형 가전제품 전용 수거함에 버리시는 것이 올바른 정석입니다. 커다란 마대자루나 철제 수거함에 폐케이블을 둘둘 말아서 살짝 묶어 던져 넣으시면, 재활용 선별 센터로 넘어가 안쪽의 구리선만 따로 추출하여 아주 훌륭한 산업 자원으로 재활용된다고 합니다.

서랍 속에 몇 달간 묵혀두었던 아찔한 스웰링 기기와 지저분하게 엉킨 케이블들을 싹 다 비워내고 나니, 컴퓨터 책상 서랍이 몰라보게 널찍해지고 제 마음마저 시원해졌습니다. 평소에는 닫아두면 눈에 보이지 않아서 그 위험성을 전혀 몰랐는데, 이런 수명이 다한 폐기물들을 집 안에 오래 방치하는 것은 단순히 수납공간만 차지할 뿐만 아니라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재 안전상으로도 엄청난 위협이 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다가오는 이번 주말에는 제가 알려드린 스마트폰 배터리 버리는 법을 꼭 참고하셔서, 거실 서랍장 가장 깊은 곳을 한 번쯤 꼼꼼히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만약 배가 빵빵하게 불러오기 시작한 낡은 전자기기가 잠들어 있다면, 지체하지 말고 투명한 비닐에 밀봉하여 안전한 폐건전지 수거함으로 꼭 배출하시기를 강력히 당부드립니다.